logo

한국어

병원뉴스

길거리를 거닐다보면 봉고차에 포도 상자 가득 실어놓고 저렴하게 포도를 파는 경우를 종종 보게된다. 시장이나 할인점에서도 쉽게 포도를 볼 수 있고 집에서 후식으로 자주 접하는 것도 포도인 것을 보면 포도의 계절이 돌아온 것을 쉽게 알 수 있다.




포도는 당도가 높아서 달콤하고 칼로리가 낮기 때문에 몸에 좋다고 하여 많은 사람들이 찾는 과일이다. 이렇게 일상 생활에서 쉽게 접할 수 있는 포도! 하지만 이런 포도가 우리 애견들의 건강을 해친다는 사실을 아는 사람들은 많지 않은 것 같다.


애견들이 포도를 먹게 되는 경우는 매우 다양하다. 쓰레기통을 뒤져서 포도 껍질을 먹는 경우가 있는가하면, 사람이 포도를 먹는데 자꾸 쳐다본다고 하여 동정심에 같이 먹는 경우도 있다.
심지어 간식으로 계속 주는 경우도 있고, 식탁 위에 있는 포도를 훔쳐 먹어서 위험을 자초하는 경우도 종종 보게 된다.


애견이 토하는데 무슨 이유인지도 모르고 있다가 구토물이나 배설물에 포도 껍질이나 씨가 나와서 포도와 관련이 있을 것이라는 사실을 알고 혼비백산하는 경우도 있다.


최근에 미국수의사협회저널 및 동물중독관리센터(Journal of the American Veterinary Association, ASPCA-animal poison control center)에 포도/건포도와 관련된 다양한 중독 증상들이 보고 되었으며, 연구를 통하여 "건포도 및 포도 섭취는 개에게서 심각한 신장 손상을 일으켜 사망에 이를 수 있다."는 사실이 발표되었다.

실제 대부분의 동물병원에서는 포도를 먹은 애견들을 접하고 있는 실정이다.


불행하게도 포도가 왜 애견들에게 문제를 일으키는지에 대해서는 아직 완전히 밝혀지지 않았다. 대상이상이나 곰팡이 독소에 의한 신독성 또는 특이체질에 의한 경우 등으로 추정은 하고 있지만 이마저도 아직은 추측일 따름이다.


얼마나 많은 포도를 먹으면 중독이 되는지에 대해서는 여러 연구 결과가 나와 있지만 개체에 따라 적은 양으로도 포도 중독증을 일으킬 수 있으며, 건포도의 경우에는 더 적은 양으로도 문제가 되기도 한다고 한다. 체중 1Kg인 애견에게 중독을 일으키는 최소 용량은 10~20g정도라는 자료도 있는 것으로 보아서는 포도 알맹이 몇 개로도 심각한 상황을 예상할 수도 있다.


그렇다면 포도를 먹은 애견에서는 어떤 증상이 나타날까?


가장 먼저 나타날 수 있는 증상은 소화기와 관련된 증상이다.

먹은지 2시간 이내에 토하는 증상이 나타날 수 있으며, 5 ~ 6시간이 경과되면 설사를 하거나 힘이 없는 경우가 생긴다. 물을 자꾸 찾는 증상을 보이는 경우도 있는데 이는 갈증 때문이다.

급성신부전에서의 나타나는 식욕결핍, 무기력, 침울, 구토, 설사, 복부통증, 진전, 저혈량증 등의 증상은 하루 정도나 며칠 이내에 나타난다. 호흡이 불규칙하거나 오줌이 나오지 않는 경우가 생기는데, 이런 정도로 심해진다면 위험할 수 있다.


포도 중독이 의심스러우면 어떻게 진단을 하나?


포도를 먹은것이 의심스러우면 수의사에게 그런 사실을 바로 이야기해야 한다. 포도를 먹은 것을 보았거나 구토물에 포도씨나 껍질이 보이거나 변에 포도씨가 있어도 알려야 진단에 도움이 된다. 이런 이야기를 듣게 되면 수의사는 바로 혈액을 뽑아서 검사를 하며 혈액중의 신장과 관련된 특정 성분의 증가를 보고 진단을 하게 된다.


그렇다면 이런 경우 치료는 어떻게 하나?


포도를 섭취 후 48시간 이내 긴급히 치료에 임하지 않을 경우, 환견은 심각한 신장손상을 입게 되며, 이로 인해 갑작스럽게 사망할 수도 있다. 한 연구에 의하면 포도 중독증에 걸린 10마리의 증례 중 중독 초기에 집중적인 수액요법 등의 치료를 한 경우에도 5마리 정도만이 생존할 확률이 있으며, 치로에 대한 반응이 미약한 경우 안락사 대상이 된다.


포도 중독증의 치료는 집중적인 수액 요법과 이뇨제를 투여, 24시간 간격의 혈액 검사를 통한 환견 모니터링, 구토가 계속 될 경우 항구토제 투여 등이 있으며 상황에 따라 위세척이나 흡착제 투여가 필요할 수 있다. 보통 이러한 치료를 회복 될 때까지 수일간 실시한다.


포도 중독시의 예후는 어떨까?


얼마나 많은 포도를 먹었으며, 포도를 먹은 후 얼마나 시간이 경과한 후에 치료를 시작하였으며, 개체별 특이성이 얼마나 있느냐에 따라서 예후에는 차이가 많다. 하지만 오줌이 나오지 않을 정도로 진행된 경우에는 예후가 좋지 않은 경우가 대부분이다.


그렇다면 대책은?


가장 좋은 것은 포도를 주지 않는 것이겠지만, 포도를 주기 이전에 포도가 애견의 생명을 앗아갈 수 있다는 사실을 보호자가 알아야 한다. 최악의 상황까지 갈 수 있다는 심각성을 알고 있어야 한다. 무심히 버린 쓰레기통 속의 포도 껍질도 애견들이 찾아서 먹을 수 있다는 가정까지 고려하여 관리를 하여야 한다.


동물들의 건강한 생활은 물론, 포도 중독과 같은 치명적인 결과를 미연에 예방하게 위해 반려동물 보호자들의 세심한 관심과 식생활 관리가 필요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