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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3.09.07 18:00

vetopia 조회 수:2024

[이런직업] 권태억 한성동물병원 원장

[이런직업] 권태억 한성동물병원 원장 '징그러운 아나콘다도 소중한 생명체' 습한 지역을 좋아하는 두꺼비는 피부질환을 달고 살며 게걸스러울 것 같은 악어는 의외로 장기 식욕 부진으로 고생한다.
남극의 신사로 불리우는 펭귄은 겉보기엔 깨끗한 동물 같지만 숙소가 온통 똥 투성이라 발바닥이 곪아 썩는 지류증에 자주 걸린다.
한성동물병원 권태억 원장(41)은 63빌딩과 코엑스 수족관에 사는 물개와 펭귄, 악어, 도마뱀, 카멜레온이 아프면 달려간다.
권 원장은 국내에서 파충류까지 치료할 수 있는 몇 안되는 수의사다.
눈알을 빙빙 굴러 초점을 맞춘 다음 낼름 혀로 먹이를 잡아먹는 카멜레온은 눈 질환이 생기면 굶어 죽는다.
물론 기껏해야 6개월 밖에 못 사는 수명이지만 그래도 죽게 내버려 둘 수는 없다.
12년간 동물과 살아온 권 원장이 파충류나 햄스터 등 희귀 애완동물에 관심을 갖기 시작한 것은 87년 제약회사 바이엘 연구원 시절부터다. 그는 원래 소를 치료하고 싶어 경북대 수의학과를 전공했다.
그런데 동물 약품을 만들다 보니 자연히 다양한 동물에 눈을 돌리게 됐다.
마침 병원을 개업하고 나니 가끔씩 사람들이 아픈 햄스터를 데리고 왔다. 또 파충류도 엄연한 생명체인데 나몰라라 할
수 없었다.
92년 부터 파충류를 본격적으로 연구하고 정보교환을 위해 홈페에지를 만들다 보니 언제부턴가 파충류 전문의가 됐다고 한다.
10년 전만 해도 햄스터를 데리고 동물병원에 가면 수의사들이 쥐새끼는 왜 데려왔냐고 불평이었다고 한다.
또 수의사 중에도 징그럽고 겁이 나 파충류를 못 만지는 경우도 있었단다.
권 원장은 '실은 저도 길이 1m짜리 아나콘다에 물린 적이 있어요. 독이 없는 줄 알면서도 한참동안 걱정이 가시지 않았죠. 악어가 덤볐을 때도 있었어요'라며 웃었다.
서울 관악구 신림동에 자리잡은 그의 동물병원 문을 들어서면 온갖 종류의 애완용품이 먼저 눈에 들어온다.
진료실 뒤에는 피치 못할 사정으로 동물을 잠시 맡기는 호텔, 입원실, 흡입 마취 설비가 갖춰진 수술실, 미용실, X-ray실 등이 요밀조밀 들어 서 있다.
아담한 철장이 늘어선 입원실에는 토끼 3마리가 있고, 호텔에선 강아지 2마리가 낯선 방문객을 경계한다.
또, 인큐베이터 안에선 조그만 강아지가 링겔을 꼽은 채 숨을 할딱거렸다.
동물병원에서 한번 진료하는데 드는 비용은 대략 1만원~1만 5000원 정도. 매월 순수익이 1000만원 대라니 애완동물이
얼마나 많은지 짐작간다.
권 원장과 한참 이야기를 나누던 중 갑자기 군복을 입은 치와와 '삐삐'가 달려와 오줌을 싸곤 도망갔다.
삐삐는 3년전 홍역에 걸려 이 병원에 왔다.

국내 손꼽히는 파충류 수의사
63빌딩. 아쿠아리움 동물 치료

10일동안 정성껏 치료해 살렸는데 주인이 진료비 50만원이 부담 스러운지 찾으러 오지 않았다고 한다.
다행히 중매로 만나 일사천리 결혼한 부인 정경희(38)와 딸 경애(12), 아들 영해(7) 가족 모두 동물을 좋아해 권 원장이 거뒀다.
그런데 삐삐의 귀가 이상하다. 군데군데 조금씩 잘려져 나가 엉망이다.
'주인이 귀를 잘라내서 그래요. 애완동물을 장난감처럼 집어던지고 학대하는 사람들이 많아 속상해요' 권 원장은 동물
을 사랑하는 모임 '동물자유연대'와 긴밀히 교류한다.
이 단체는 버림받은 동물을 치료해 새 주인한테 넘겨주는 일을 한다.
'동물도 사람과 똑같이 수많은 질병에 걸려요. 예방접종을 철저히 해야 하는데 투자를 잘 하지 않죠' 그래도 요즘은 동물에 대한 인식이 많이 바뀌어서 길 가던 사람이 다친 야생 비둘기나 개를 데려올 때가 있다.
'데려온 것도 고마운데 어떻게 치료비를 받을 수 있나요? 이런 식으로 사회에 환원해야죠'라고 넉넉한 마음이 담긴 말을 했다.

전지현기자 code@mk.co.kr

[매일경제 2002-04-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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