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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완동물사육 이대로 안된다

2013.09.09 16:10

vetopia 조회 수:2475

'애완동물 사육' 이대로 안 된다.

급속한 핵가족화와 생활여건 향상 등에 따라 개와 고양이 등 포유류를 비롯, 조류와 양서류, 파충류 등 각종 애완동물 사육가구가 급증하면서 애완동물 관리에 관한 체계적이고 강화된 규정 마련이 시급하다는 지적이 많다.

최근 인터넷에서 논란이 된 ‘개똥녀’ 사례에서 보듯 관련 규정이 유명무실하거나 아예 없다 보니 공공장소나 공동주택 단지 등에서 애완동물이 문제가 돼도 뾰족한 해결책이 없어 이웃간 갈등 등 부작용을 양산하고 있다.

1일 시·군·구 지자체에 따르면 상당수 지자체가 ‘공원에 애완견 배설물이 널려 아이들 감염이 염려된다’거나 ‘개 짖는 소음 때문에 시달린다’ ‘아파트에서 개나 고양이를 길러도 되나’ 등 애완동물 관련 민원 전화를 하루에 수통씩 받고 있다.

하지만 현재 공원의 경우 애완견 등 애완동물에 관한 특별한 규정이 없고 아파트 등 공동주택단지 역시 주민동의를 받도록 한 관련 규정이 있긴 해도 강제력이 없어 해결책이 없는 상태다.


주택법상 ‘가축(애완동물)을 사육함으로써 공동주거생활에 피해를 미치게 할 행위에 대해 입주민의 과반수 동의를 얻도록 하는 관리규약을 제정해야 한다’고 했지만 자율규약이어서 법적 강제력과 처벌 규정이 없다.

많은 시민이 이용하는 지하철도 사정은 비슷하다. 철도법상 시각장애인 인도견과 안전한 용기에 담은 소충류나 조류 외의 애완동물은 지하철 동승이 제한되지만 유명무실하다. 지하철공사 관계자는 “‘왜 애완동물을 동승시키냐’는 이용객 불평이 많은데 여건상 애완동물 반입을 통제하기가 힘든 실정”이라고 토로했다.

전문가들은 특히 희귀동물 등 수입산 애완동물들이 무분별하게 사육되고 버려지는 게 큰 문제라고 지적한다. 현재 관상용 뱀이나 독거미, 악어, 도마뱀, 거북이, 열대어 등 각종 외국산 애완동물이 국내에 유통되고 있지만 당국은 어떤 종류의 애완동물이 얼마나 되는지조차 파악하지 못하고 있다”

호남대 고선근 교수(동물번식학)는 “대부분 사람들이 사육이나 관리에 한계를 느끼면 애완동물을 자연하천 등에 내다버리는데 외국 종들이 우리 자연생태계에 적응할 경우 황소개구리처럼 심각한 위협이 될 것”이라며 “체계적인 애완동물 사육 및 관리 규정 마련이 시급하다”고 강조했다.

처리 규정이 없어 흥미를 잃거나 경제적 부담 등 관리상 어려움으로 애완동물들이 마구 버려지는 것도 문제다.

대구의 한국동물보호협회에 따르면 지난해 길거리에 방치됐다가 이곳에 들어온 개, 고양이만 1900여마리로 대부분은 한 달가량 보호되다 안락사된다. 김태형 동아인재대 애완동물학과 교수는 “애완동물이 죽으면 쓰레기로 취급돼 부패상태로 버려지고 동물보호소 설치 의무규정도 대부분 지자체가 예산문제로 지키지 못하고 있다”고 말했다.

#1. 당신이 뭔데?

김모(30)씨는 지난 5월 한강시민공원을 찾았다가 불쾌한 경험을 했다. 애완견 한 마리가 잔디밭에 용변 보는 것을 목격, 방관하고 있는 개 주인에게 다가가 “많은 시민이 이용하는 공원인데 주의해야 하는 것 아니냐”고 따지자 되레 “당신에게 피해를 준 것도 아닌데 무슨 상관이냐”는 거친 항의를 받았다.

#2. "깜짝이야”

박모(31)씨는 최근 사촌동생(24) 아파트에 놀러가 냉장고 문을 열었다가 기겁을 했다. 쥐 서너 마리가 만두와 함께 얼려 있었기 때문. “내가 기르는 킹 스네이크(왕뱀) 먹잇감”이라고 안심시키는 동생에게 “아파트에서 길러도 되느냐”고 묻자 동생은 “애완용이지만 혐오동물이어서 주민들 몰래 기른다”고 말했다.

이강은 기자 kelee@segye.com

[세계일보 2005-07-02 10:30]